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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x 영화

영화 버드맨과 와인

가볍게, 즐겁게 푸른낙엽 2019. 2. 22. 03:33

사진 출처 : m.wikitree.co.kr

0. 영화 버드맨과 와인

바닥으로 쳐박은 삶. 성공과 실패. 유명과 무명. 좋은 아버지와 쓰레기 아버지. 

주인공 리건 톰슨은 왕년에 잘 나가는 히어로 무비 스타였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는 그저 배나온 60대 할아버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시 그때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소설을 각색해 연극무대에 오르지만 엉망입니다. 돈문제, 배우 문제. 하는 것마다 다 잘 안 풀립니다. 세상이 자신을 등진것 같습니다. 그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나는 뭐가 그렇게 문제이길래, 나는 내 삶 속에 온전하게 존재하지 못하는 것인가. 고개를 쳐박는 리건 톰슨이지만 연극무대에 올라야만 합니다. 

이제는 늙어버린 자기 자신 / 그리고 성공을 꿈꾸지만 잘 풀리지 않는 삶 / 가족에게 잘해주고 싶지만 맘처럼 쉽지 않은 아버지. 영화 버드맨의 주인공 리건 톰슨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이외에 다른 캐릭터들도 품고 있는 메시지들이 있죠. 오늘은 이런 버드맨에 대한 감상평과 더불어, 영화 버드맨과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드리는 것으로 오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사진 출처 : THE FACT - 더팩트

1. 영화 버드맨 감상평

a. 나사 풀린 사람들, 괜찮다 잘 하고 있다. 

모두의 결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에 정상적인 인물이라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두 어딘가 나사하나가 풀려있습니다. 주인공은 과거의 영광에 파뭍혀 있는 상태로 어떻게든 재기하려고 딸에게 주려는 집마저 담보로 잡고 돈을 빌리려합니다. 그리고 그나마 마지막 끈인 연극마저도 자신의 기분에 따라서 했다 말았다를 반복하죠. 엉망인 인간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그의 딸 샘은 마약중독에 재활소를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 리건의 비서로 일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잘 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리건의 연극의 배우들도 나름의 결핍된 요소때문에 정신적으로 불안한 증상을 보입니다. 특히 잘 나가는 배우 마이크의 경우에도 무대 위에서는 누구보다 자신있고 자신의 소신을 펼치는 것 같아보여도 무대 뒤편에서는 자신 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마치 리건 앞에서는 자신이 누구보다 유명한 것처럼 행세하지만 사실 그 자신도 알고 있습니다. 자신 또한 퇴물이라는 걸. 

밑바닥 인생처럼 보이지만 이 역할들 모두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캐릭터들입니다. 과거를 그리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나요. 마약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어떤 물건이나 대상에 의존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자신없는 모습을 가지고 있죠. 당당한 척 해도 속으로는 두려워한 적 없나요, 없다면 거짓말입니다. 두려워 하지 않은 척 한 거죠. 두렵지 않은 사람은 용기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어리석은 사람인 거죠. 

괜찮다, 너만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다 그렇게 산다. 그래도 봐라, 어떻게든 발버둥 치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지 않냐. 이런 사람들도 이렇게 산다, 너라고 못할 거 뭐 있냐. 

영화 버드맨이 저 자신에게 해주는 메세지는 이랬는데, 여러분들에게는 어쩔지 모르겠네요. 




사진 출처 : m.mt.co.kr

b. 버드맨은 처음부터 끝까지 날았다.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에게 박수쳐주는 사람들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에게 손가락질 한 번 받는 게 굉장히 큽니다. 그 한 순간의 기억이 강렬해서 다시는 그 때 그 행동을 하고 싶지 않게 만드니깐요. 발표 불안증이나 연애에 대한 공포증들은 이런 현상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견딜 수 없는 타인의 비난. 

하지만 영화 버드맨에서보면 사실 관객인 우리의 입장에서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과 박수쳐주는 사람들의 얼굴이 구분이 되질 않습니다. 모두 뭉뜽그려 사람들일뿐입니다. 하지만 그 손가락 끝이 향하는 대상에게는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무서운 괴물들로 느껴지겠죠. 모순적입니다. 사실 그 손가락질 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손가락질 했다는 기억조차 못하고 다음날 박수를 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인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어쩌라고. 자기가 날아다니는 상상을 미쳤다는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계속해야합니다. 

영화 버드맨에서 주인공 리건이 날아다니는 것을 두고 해석들이 다양하죠. 그의 상상이다 아니면 그는 실제로 능력이 있었던 거다. 그런데 그건 하나도 안 중요하고, 중요한 건 그가 영화 초반부에 시작했던 공중을 떠다니는 상상, 혹은 해위를 영화가 끝나기 직전까지 이어나갔다는 겁니다. 아무리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고, 심지어 언론에서 공개적으로 창피를 당해도 그는 자신의 생각의 끈 또는 행위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것 그 자체를 우리는 주목해야합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잡고가는 그 무언가가 얼마나 있나요. 스스로 바보같이 여겨지더라도 잡고 가는 것이 있다면, 그거야말로 우리의 존재를 증명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훗날 제가 다시 힘들때 그때 까지 잡고 간 끈들이 제게는 참 힘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2. 영화 버드맨과 어울리는 와인

*울프 블라스 이글 호크 쉬라즈 멜롯 까베르네 소비뇽 블랜딩

버드맨의 독수리 분장과 어울려서 먼저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싸구려 와인이라는 점에서도 생각이 나더군요. 9900원 밖에 안 합니다, 때문에 한껏 분위기 내보려는 사람들에게는 외면받기 쉬운 와인입니다. 

그리고 호주 와인, 지금에서는 이제 인정받는 나라이긴 하지만 과거에는 신세계 와인 생산 국가 중 하나로 그렇게 주목을 끌지 못하는 와인 생산국이었죠. 구세계에서는 압도적인 프랑스가 신세계 생산국가에서는 미국을 따라가지 못하는 생산국가가 호주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는 개성진 와인들을 많이 만들고 있는 생산국가가 바로 호주입니다. 

대량 생산용 와인을 많이 만드는 와인 생산 국가에서 이제는 펜폴즈 등의 고가 와인을 만드는 엄연한 와인 생산 국가로서 인정받기 까지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었겠죠. 그것을 실패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결국 지금은 해냈기 때문입니다. 그런 에피소드들이 일련의 과정이었던 거죠. 

소개해드리는 이글 호크도 9900원 밖에 안 하지만 맛보면 싸구려라는 생각보다는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잘 익은 과실향에 적당한 단 맛과 알코올, 탄닌.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와인입니다. 음식과 같이 먹기에도 참 좋습니다. 사고 나서 전혀 후회를 하지 않은 와인 중에 한 병입니다. 

아마 이 와인 한 병이 만들어지기 까지 여러 과정들이 거쳐졌겠죠. 우리들도 살면서 이런 저런 일들 다 겪게 되지만, 결국 마지막에 하나의 꽃으로 피어나기 위해서 이런 과정들을 겪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우리들도 이 와인 처럼 익어가는 과정이다, 라고 생각하면 힘든 순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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