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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잡담

너무 진지해지지 말아야겠습니다.

가볍게, 즐겁게 푸른낙엽 2019. 1. 23. 18:02


0. 너무 진지해지지 말아야겠습니다. 

아는 친구의 친구가 이번에 유치원 선생님으로 취직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고민이랍니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면 어쩌지 / 원장 선생님의 눈치도 봐야할텐데 등등 이제 막 시작하는 사회생활을 어떻게 잘 보내야할지 걱정이 많다고 합니다.

사실 저도 생각이 많은 편이라 그 친구의 걱정이 공감이 갔어요. 와인을 본격적으로 공부해볼까 할 때도 학원비가 만만치 않으니 이걸 할까 말까를 가지고 거의 1년동안 고민한 것 같아요. 제 기준으로 학원비가 적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혹시나 내가 너무 욱해서 섣부른 선택을 내리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을 엄청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지금 그 때로 돌아가도, 바로 결정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또 생각할 것 같아요. 하지만 대신 너무 오래 생각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지금은 조금 알 것 같아요. 생각은 하면 할 수록 계획은 구체화 되고 아이디어는 발전한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동시에 걱정거리도 늘 수 있다는 단점도 있으니깐요. 

와인 시음할 때도 마찬가지에요. 한 입 맛보고 너무 오래 생각하면 오히려 원래의 맛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제 뇌가 왠지 이 향도 나는 것 같은데 하면서 자꾸 없는 향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차라리 직관적으로 시음을 하는 편이 더 낫습니다. 

너무 진지하게 오래 생각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생각하는 건 좋지만 생각은 생각을 물어옵니다. 행동과 균형을 이룰 정도의 생각이 충분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1. 섬세하다는 것

섬세하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것에도 신경쓰는 것이라고만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그 외에도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분야를 섬세하게 조율한다라는 의미로도 생각할 수 있고 / 상대방을 배려한다라는 의미로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예전에는 열심히 하자, 노력하자 이렇게만 생각하고 살아왔었습니다. 무언가가 잘 풀리지 않으면 내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니 더 시간을 들여서 신경써보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노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력하는 것 외에 섬세하게 대상을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무작정 열시히하면 놓치는 것이 생기니 섬세하게 그런 부분들을 신경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와인도 막 시작할 때는 강한 맛을 좋아했습니다. 과실향이 강한 / 달달한 맛이 강한 이런 와인을 좋아했습니다. 여전히 그런 와인들이 마시기 편해서 좋아한다만, 이제는 와인 안에 있는 여러 맛들 사이사이에 있는 미묘한 맛들을 맛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처럼 느껴져요. 그런 맛들을 뽑아낸다고 해야될까요, 그런 것들을 해냈을 때 내 시음 능력이 전보다 나아진 것 같기도 하구요. 

어쩌면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보다 섬세해진다는 것이 더 어려운 길일겁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의미있는 태도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2. 꾸준함 

일적인 것의 꾸준함뿐만 아니라 신념의 꾸준함이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내가 중요시 하는 가치관을 외부의 흔들림에도 변함없이 지켜낸다라는 것. 멋있어보이지만, 멋있어보이는 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이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거든요. 내가 지금 중요시 여기는 가치관이 알고보니 잘못된 가치관이면 어떡하지, 내가 그동안 했던 노력들 그리고 이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포기했던 것들이 모두 잘못된 선택이었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들. 그런 생각들을 하면 막연히 불안해집니다. 0번에서 말했던 것 처럼 생각을 덜하는 것이 방법이기도 할 텐데, 내가 잘못된 길을 걷고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은 단번에 가시질 않습니다. 

한 와이너리가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샤토 몬텔레나는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랙킹작업을 했습니다. (와인을 다른 오크통에 옮겨담는 과정으로 메이커가 원하는 색을 내거나 와인에 오크 향미를 강화하고 싶을 때 사용. 단, 오크통이 많이 필요하기에 돈이 많이든다.) 왜 괜히 비용드는 일을 하냐라고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결국 샤토 몬텔레나는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1등을 거머쥐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미국와인은 프랑스 와인을 따라할 뿐이라는 말이 사라지게 되었죠. 

샤토 몬텔레나 와인 메이커가 중간에 와인 만들기를 포기했다면, 보다 쉬운 방식으로 와인을 양조하려고 했다면 캘리포니아의 수많은 와이너리 중 하나로 남았을 겁니다. 하지만 샤토 몬텔레나는 자기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해냈습니다. 

어렵더라도 미련하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지켜야하는 신념이라면, 꾸준히 그것을 갖고 가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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