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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잡담

와인과 책임의식에 관해서

가볍게, 즐겁게 푸른낙엽 2018. 8. 10. 14:33

1. 와인과 책임의식에 관해서

와인과 책임의식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그냥 와인도 하나의 술일 뿐인데 그냥 먹고 마시고 즐기고 하면 그만 아닐까 싶습니다. 무슨 복잡한 책임의식인가요. ( 사진 : thejosevilson.com )

하지만 와인이 농업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하면 어느정도 감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와인이라는 화려한 결과물 속에는 여러 사람의 책임 의식이 녹아들어가 있는데요, 오늘은 와인을 둘러싼 책임 의식에 관해서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 맛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비오디나미 공법

친환경농법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와인 농법이 있습니다. 바로 비오디나미 와인 공법입니다. 포도를 재배함에 있어 일절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포도 생장주기도 천체의 움직임과 맞추는 공법입니다. 완벽한 친 환경주의라고 볼 수 있죠. ( 사진 : WINE 21 )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와인은 생각보다 맛이 없다고 합니다. 와인 학원 선생님께서 비오디나미 공법을 사용하는 농가에게, 와인이 생각보다 맛이 없는데 왜 이런 농법을 고집하는거야라고 물었답니다. 이에 대해 그들은, 왜 맛을 위해서 한다고 생각해? 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들의 마인드가 우리와 다른 거죠. 그들에게 있어 와인의 맛은 자연과의 조화보다 후순위에 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와인은 이득을 가져다주는 수단이 아니라 자연과의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물인 거죠. 비오디나미 공법만큼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공법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3. 수도사들의 노력의 결과물, 프랑스 와인 등급체계

프랑스 와인 등급체계가 확립된 계기는 1855년 와인 박람회이긴 하지만, 이 사건 이면에 수도사들의 노력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프랑스 등급체계를 보면 굉장히 까다롭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 사진 : 프랑스 와인 )

어느 정도로 까다롭냐면 특정 지역에 밭에 어떤 포도를 심어야 하며 그 밭의 면적은 몇 미터여야 하는지 일일히 다 제한해놓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건 수도사가 오랜 시간동안 여러 포도를 심으면서 연구했기 때문입니다. 와인은 R&D의 산물이었던 겁니다. 

만약 수도사들이 와인에 대한 기록을 남기려는 주인의식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프랑스 와인은 존재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렇게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 기록도 축적되면 큰 힘을 가지게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4. 최고 등급 포도밭 단 2개, 스페인 와인 등급체계

개인적으로 스페인의 등급체계도 다른 의미에서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탈리아, 프랑스의 와인 등급체계를 보면, 최상위 등급의 포도밭이 너무나 많습니다. 최상위라고 하면 소수의 몇 개만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최상위라고 말하기도 애매하지 않나 싶습니다. ( 사진 : 위키피디아 )

물론 세계 시장 진출을 생각하면 이렇게 브랜드를 좋게 만드는 것도 마케팅일 수 있겠죠. 하지만 무분별한 등급제도로 지나치게 해당 특등급 땅의 면적이 넓어지고 있는건 분명 문제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스페인의 등급제도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리오하와 프리오랏 이렇게 두 지역밖에 없거든요. 선정이유도 합리적입니다. 

리오하는 과거 필록세라 창궐당시 프랑스의 와인 양조가들이 좋은 기술을 갖고 대거 유입했기에 스페인 내부에서 와인 최첨단 지역이라고 볼 수 있고 프리오랏의 경우 오래 나이 든 포도나무로 깊이있는 와인을 만들기에 특등급 선정이 탁월했다고 봅니다. 

특등급은 정말 특등급에게 주었을 때만 의미가 있는거죠. 이탈리아 프랑스는 한 번쯤 등급체도 개혁을 해보는 것이 어떤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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