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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x 사회

와인 등급 / 규격제도를 폐지해야할까

가볍게, 즐겁게 푸른낙엽 2018. 7. 3. 12:22

0. 포스팅에 앞서


와인산지에는 저마다의 규격제도가 있습니다. 이는 와인을 일정 퀄리티를 보장하기 위함인데, 토양 등급부터 시작해서 특정 토양에서 재배할 수 있는 포도의 품종 / 양조 방식 / 알코올 도수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규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까다로워서 가끔은 이것이 퀄리티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억압하기 위한 것인지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 사진 : 마늘빵, 티스토리 )


그래서 이런 규제의 벽을 허물어 버리고 자신들만의 와인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전형적으로 이탈리아 슈퍼 토스카나 와인이 그렇죠. 이탈리아 품질 제도를 무시하고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적합한 포도와 양조 방식을 택한 결과 기존에 있던 이탈리아 와인을 훨씬 상회하는 와인을 만들어냅니다. 사시카이야, 오르넬라이야 등이 바로 그런 와인으로 이 와인들은 40-50만 정도입니다. 


이쯤되면 와인 등급 혹은 품질제도가 과연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품질제도를 놓고 씨름을 벌이는 두 사람의 대화를 엿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와인 품질제도는 필요한 것인지 같이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1. 와인 품질제도는 필요한가


품질제도 유지 주장 남자 : 개인적으로 와인 품질제도는 유지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이 품질제도가 사라진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퀄리티라고 속여파는 공급자들을 막아낼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국내에서 그런 행동을 하더라도 막기 어려운데 외국에서 수입되어 들어오는 와인에 대해서 어떻게 우리가 제재를 가하겠어요. 이것은 소비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서도 필요한 제도에요. (사진-이탈리아 슈퍼토스카나 / 자유여행기술연구소 투리스타 )


그리고 이탈리아 슈퍼 토스카나 같은 사례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 만큼 훌륭한 퀄리티를 낸 사례가 또 있나요. 대부분은 오히려 정부에서 제시하는 퀄리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합니다. 이미 범람하는 와인시장에서 굳이 좋지 않은 퀄리티의 와인까지 생겨날 수 있어요. 그러니 규제를 높이면 높였지 현재 상황에서 아예 철폐하는 것은 와인 품질 하락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품질제도 철폐 여자 : 하지만 그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부대비용이 많이 들 수 있습니다. 양조자가 생각하기에 전혀 필요하지 않은 공정을 단지 자신이 마침 와인 양조를 하는 장소의 고유 규제때문에 해야만 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그리고 그 공정으로 인해서 자신이 원하지 않던 향미가 와인에 생겨나게 된다면 그것도 손해입니다. 결국 아무도 승리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생겨나게 되는 거죠. 


그리고 퀄리티 하락 문제는 걱정을 덜어놔도 좋은 게, 와인은 시장에서 냉정하게 평가받습니다. 만약에 양조가가 설탕물을 섞는 등의 꼼수를 부린다면 소비자가 바로 알아차릴 것이고 그런 와인은 시장에서 도태될 겁니다. 그러니 와인 평가제도가 없어진다고 해서 와인 퀄리티가 바로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품질제도 유지 주장 남자 : 과연 그럴까요. 시장은 민감하지만 동시에 흔들리기 쉽습니다. 실제로 파리의 심판이 있기 전까지 와인 소비자들은 맹목적으로 프랑스 와인을 쫓았습니다. 하지만 파리의 심판에서 블라인딩 테이스팅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들이 프랑스 와인을 이긴 이후에 소비자들은 캘리포니아 와인에 몰두하기 시작하죠. 이 사건은 소비자가 얼마나 시장과 전문가의 판단에 쉽게 흔들리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때문에 시장에는 어느정도 규범이 필요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비자가 존재할 수 있으며 그런 소비자가 사기당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각 국가들은 자신들의 제품을 감시하는 일정 법안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와인 세계에서는 와인 품질제도 및 와인 규격 제도인 셈입니다. 


품질제도 철폐 여자 : 그렇다면 한 끝 차이로 와인 등급이 바뀌어버리는 경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프랑스의 한 지방 와이너리의 경우 밭 사이의 거리가 몇 미터 차이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등급이 하락했습니다. 조금만더 등급이 높은 와이너리와 가까웠다면 덩달아 높은 등급을 받았을 텐데 단지 몇 미터 거리 차이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낮은 등급이 매겨져 평생 저등급 와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게 생겼습니다. 


물론 슈퍼 세컨드라는 말이 있죠, 등급이 낮더라도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하지만 애시당초 그런 시련을 겪지 않았어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규정때문에 이 와이너리는 고난을 겪어야만 했고 시장에서 무시당했습니다. 이런 규제의 사각지대를 생각해봐도 와인 규격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오히려 와이너리들이 보다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하는 정책이 더 활성화되어야하지 않을까요.  


3. 마무리


대화에서 보듯 와인 규격제도는 명암이 있습니다. 사실 이 규격제도의 시작은 1855년 나폴레옹이 프랑스 만국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자신들의 찬란한 문화 중 하나인 와인을 전세계에 자랑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기인했습니다. 이왕이면 좋은 것을 보여주고 싶으니 수만종의 와인중에 좋은 것만 골라보자라는 마음에서 생겨난 등급제인 것이죠. 하지만 그때 정해진 등급제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건 아무래도 문제가 좀 있습니다. ( 사진 : 중앙일보 조인스 )


규제가 퀄리티를 보장해준다는 것도 사실이고 변화에 둔감해서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하는 의견도 동의합니다. 규제에 혜택을 받는 사람이 있으면 손해를 보는 사람도 존재하기 마련이니깐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와인 규제 필요한가요 아니면 철폐해야할까요?



4. 추천 포스팅


1) 와인 입문 시 주의점 http://winestory.tistory.com/159 


2) 와인 세계의 외모지상주의 http://winestory.tistory.com/157


3) 와인과 시간 http://winestory.tistory.co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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