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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x 사회

와인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가볍게, 즐겁게 푸른낙엽 2018. 6. 28. 07:59


0. 와인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와인을 상품으로써만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제는 전성기가 끝나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가는 로버트 파커가 그런 시각의 대표자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와 가깝게 지내던 와인 컨설턴트 미셸 롤랑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에 와인을 자연의 일부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영국의 와인 경매사 마이클 브로드밴트와 잰시스 로빈슨이 그런 시각을 갖고 있죠, 이들은 와인에 어떤 인간의 기술을 더하기 보다는 와인의 각기 다른 개성을 존중해서 있는 그대로를 보자구 주장합니다. 


상반된 이들의 시각을 두고서 사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런 와인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에게 관해서 한 번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포스팅을 읽으시는 여러분들 스스로는 와인에 관해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보면서 읽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 같네요. 


1. 와인은 인간이 만드는 술이다


한 때 와인에 여러 기술들이 투입되었던 시기가 있습니다. 이 때 와인은 자극적인 맛이 유행이었습니다. 강한 탄닌에 화려한 향미가 느껴지면서 동시에 마시기에는 편리한 그런 와인들이 유행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와인을 만들기 위해 와이너리들은 돈을 아끼지 않았죠. 이런 시대를 잘 이용한 두 인물이 바로 미셸 롤랑과 로버트 파커입니다. 


미셀 롤랑의 경우에는 전세계가 자신의 사무실이라고 말할 정도로 안 다니는 와이너리가 없었습니다. 그의 컨설팅을 받고 나면 시장에서의 반응이 비약적으로 올라가니 와이너리 운영자들이 그를 부르지 않을 수가 없었던 거죠. 하지만 이는 다양성 측면에서 문제를 발생시켰습니다. 아무래도 미셸 롤랑이라는 한 사람의 입맛이 너무나 많이 반영이 되어있기에 와인 맛에 일관성이 생겨버린 것이죠. 향미가 강하고 맛이 자극적인, 그런 와인 외에도 다양한 와인이 존재해야 여러 입맛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건데, 그런 다양성을 미셸 롤랑은 죽여버렸습니다. 


그 놈의 다양성때문에 저질 와인이 시장에 판을친다, 이렇게 미셸 롤랑은 얘기합니다. 하지만 만약 다양한 와인에 대한 가치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상기되었다면 미셸 롤랑은 망했을 겁니다. 사람들이 이런 다양성 대신 '뛰어남'에만 눈을 돌리게 한 것이 로버트 파커입니다. 로버트 파커는 원래 미국 변호사 였습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와인에 대한 느낀 점을 하나 둘 얘기하기 시작하다가 그것이 영향력이 생기게 되었죠. 그가 만든 와인 어드보케이트라는 평론집은 지금도 영향력이 적지 않습니다. 


만일 이 두 인물들이, 와인은 이런 맛도 있을 수 있고 저런 맛도 있을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면 아마 과거의 와인 시장의 성격은 많이 달라져있을 겁니다. 와인은 인간이 만드는 술이라는 입장도 약해졌겠죠. 오히려 와인은 자연의 산물이며, 인간은 그저 거둘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아래의 의견이 조금 더 힘을 얻었을 겁니다. 




2. 와인은 자연의 산물이다.


잰시스 로빈슨은 우연히 마시게 되 와인 하나로 와인 세계에 입문한 영국 여성입니다. 로버트 파커만큼이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지만 행보는 전혀 다릅니다. 그녀는 파커식 와인 표현에 반대합니다. 와인에는 점수를 부과할 수 없으며 그러한 행위는 용납되지 못한다고 얘기합니다. 왜냐하면 와인은 개개인의 입맛에 따라서 변화하는 그런 술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경매사이자 와인 비평가로 활동하는 마이클 브로드벤트도 젠시스 로빈슨과 입장을 나란히 합니다. 그는 고급 저급을 떠나서 와인 한 병 한 병에는 개성이 있어야한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와이너리의 얼굴이 제대로 드러나느냐인 것이죠. 왜냐하면 대다수의 와인들이 소수의 잘나가는 몇몇 와인들을 따라하는 현상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입니다. 와인의 매력은 주연의 우연성에서 발생하는 다양함인데 그런 다양함을 인간들이 죽여가고 있으니 그것이 아쉬운 겁니다. 


아직도 몇몇 와이너리들은 최대한 자연과 조화로운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비오디나미 용법과 같은 친환경 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농법을 사용한 와인은 온갖 기술이 들어간 와인에 비해서는 그렇게 강하지 않지만 그 나름에 매력이 있습니다. 마치 간이 강하지는 않지만 그 나름의 담백하고 슴슴한 맛을 내는 요리처럼요. 안타까운 건 점점 그런 맛의 매력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져간다는 것이겠죠. 



3. 마무리


지극히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쓴 포스팅이라 어쩔 수 없이 편향적이네요. 저는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와인 시장이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 개인의 생각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에 샤토 몽페라 2012년산을 마신 적이 있었는데 맛이 밍밍해서 시음 당시에는 솔직히 별로 안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시음회에서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니 그게 요즘 와인 트렌드인 미니멀리즘이 반영된 와인이라더군요. 말은 자연주의가 중요하다라고 해놓고선 제 혀는 자극적인 것에 길들여진 것입니다. ( 사진 : wineok.com )


이제라도 의식적으로 다양성을 존중하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그것이 와인 시장을 더욱 더 다채롭게 하는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테니깐요. 여러분들도 와인 맛에 있어서 조금 더 개방적으로 생각하신다면 그 동안 눈치채지 못했던 와인들의 매력에 눈뜨게 될 겁니다. 


추천 포스팅 >>


1. 미셸 롤랑에 관해서 : http://winestory.tistory.com/85


2. 로버트 파커에 관해서 : http://winestory.tistory.com/54


3. 잰시스 로빈슨에 관해서 : http://winestory.tistory.com/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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