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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잡담

와인 세계의, 외모지상주의

가볍게, 즐겁게 푸른낙엽 2018. 6. 23. 14:53


0. 시작하기 전에


사람은 겉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메리 셸리의 작품 <프랑켄슈타인>에서 등장하는 괴물은 겉모습은 흉측하지만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 순수합니다. 어린 아이같기도 한 이 괴물은, 새들의 지저귐에 감탄하고 따사로운 햇살과 바람에 눈물짓습니다. 하지만 그 흉측한 겉모습때문에 아무와도 관계를 맺지 못합니다. ( 사진 : ru.pngtree.com )


결국 자신의 이런 현실에 분노한 괴물은 그 분노 표출의 대상으로 자신을 만든 프랑켄슈타인을 지목합니다. 이후 폭력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데, 프랑켄슈타인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이렇게 사람은 겉만 봐서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모든 것들을 알 수 없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당장 저만 하더라도 그럼 너는 이렇게 살고 있느냐, 라고 물으면 100%그렇다고는 말을 못하겠네요.


이건 와인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만이 그 와인의 모든 것은 아니고 / 가격도 마찬가지이며 /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그 나라도 단지 그 와인을 표현해주는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런 와인세계에 있는 외모지상주의에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1. 첫번째 외모, 와인 브랜드


와인 가격에서 와인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꽤나 높습니다. 광고비 이런 개념을 떠나서 그 와이너리에서 만든 와인이다라고 하면 일단 이미지에서 받고 들어가는 것이 있는 겁니다. 예를들어 프랑스 보르도 5대 샤토에서 만든 와인이면 그 가치가 어느 기준 이상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품질이 하락하는 일이 빈번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샤토들의 품질이 떨어지면 시장에서 더 엄격하게 채점을 받습니다. 한 때 샤토 마고가 흔들렸을 때 시장에서 냉혹한 평가를 받기도 했었죠. ( 사진 : Wine talks - 이글루스 )


이렇게 브랜드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건 꽤 오래 전 부터입니다. 계기가 된 사건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1855년에 있었던 만국박람회입니다. 당시 프랑스의 수장 나폴레옹은 프랑스 문화를 세계에 자랑하기 위해서 와인 등급제를 만들었고 와이너리의 질을 평가해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매겼습니다. 지금 이 등급이 대부분 현재까지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이 와인 등급제에 벗어나 있는 와인들도 존재하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와인은 이 등급제로 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래서 높은 등급의 와이너리는 낮은 등급의 와이너리보다 높게 평가 받습니다. 이미 160년 이상 지난 등급제도를 아직도 지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최근에는 슈퍼 세컨드 와인, 낮은 등급이지만 1등급에 필적하는 와인들,이 존재하기에 점점 이런 등급의 벽이 허물어지는 추세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2. 두번재 외모, 가격


이건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좋겠네요. 와인을 사기로 결심했으면 일단 비싼 고급 와인을 사야지라고 결심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와인을 막 공부했을 때 특히 그게 심했는데, 무조건 프랑스를 고집했고 동시에 가격이 비싼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터라 와인 구매의 폭이 많이 제한됐었습니다. 너무 바보같은 행동이었죠. ( 사진 : 와인오케이닷컴 )


그런데 최근까지 와인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느낀 건, 와인 가격은 가격일 뿐 그것이 와인의 품질을 결정짓는 절대 조건은 될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렴한, 심지어 1만원 짜리 와인 중에서도 충분히 맛있는 와인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건, 와인은 부동산같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맛보고 즐기는 하나의 음료이기 때문입니다. 맛있다라는 감정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며, 상대가 맛없어도 내가 맛있으면 그건 맛있는 겁니다. 


때문에 아무리 비싼 와인이라 하더라도, 전문가들이 100점을 줬더라도 우리 입맛에 별로면 그건 별로인 와인인 겁니다. 때문에 와인을 알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와인을 책으로 접하는 동시에 많이 마셔보기도 해보는 겁니다. 


3. 마지막 외모, 와인 산진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저는 와인을 막 공부하기 시작할 때 프랑스라는 나라에 집착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굳이 프랑스가 아니더라도 많은 나라에서 와인을 만들고 있고 프랑스 외에 국가들도 와인을 훌륭히 잘 만들고 있습니다. 신세계 국가 중 칠레는 이미 말할 것도 없고, 미국, 남아공, 호주, 뉴질랜드, 일본 심지어 중국 와인도 많이 성장했습니다. 아쉽게도 중국 와인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렵지만요. ( 사진 : ru.depositphotos.com )


무튼 이렇게 특정 와인 산지를 고집해야할 이유가 이제는 없습니다. 그러니 와인을 고를 때는 오늘은 어떤 음악을 들어볼까하는 가벼움 마음으로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르시는 편이 좋은 와인을 만날 확률을 더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4. 와인 외모지상주의 마무리


와인을 평가하는 내 테이스팅 능력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지만, 편견은 낮추면 낮출수록 좋습니다. 보다 폭넓은 시야에서 다양한 와인의 세계를 탐방하시기를, 와인수다가 응원하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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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르헨티나 와인 : http://winestory.tistory.com/150


2. 왜 하필 와인이었을까 : http://winestory.tistory.com/147


3. 블랜딩의 미학, 그르나슈 http://winestory.tistory.com/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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