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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뚝배기 파스타 방문


간만에 학교 후배와 경희대 맛집 뚝배기 파스타에 다녀왔습니다. 후배와 오랜만에 오는 가게이기에 꽤나 설렜습니다. 저한테는 이 회기역 뚝배기 파스타가 꽤 의미가 있습니다. 20살, 처음 대학에 입학하고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그 어벙한 제가 처음으로 선배와 갔던 가게가 바로 이 뚝배기 파스타였습니다. 


그때는 선배와 밥먹는 것도 엄청나게 느껴졌어요. 와, 대학교에는 이렇게 밥도 사주는구나, 진짜 좋은 곳이다 대학.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밥도 먹고 선배와 친해지기도 하고. 그래서 이후에도 학교 지나갈 때 우연히 뚝배기 파스타집을 보면 괜히 옛날 생각나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한 번 다시 가야지 가야지했는데 드디어 왔습니다. 여전합니다. 주인분도 그대로고, 메뉴도 그대롭니다. 저만 바뀌었네요. 메인 메뉴들도 여전하고 그래서, 예전에 먹던대로 크림파스타 하나 볶음밥 하나, 그리고 여기서 가장 좋아하는 마늘빵하나 이렇게 주문했습니다. 


2. 뚝배기 파스타 식사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요리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 시간 덕분에 가게를 천천히 구경했습니다. 가게 곳곳에 예전 시간들이 묻어있습니다. 같이 온 후배와 예전 얘기를 했습니다. 지금은 뭐하고 지내는지, 최근에 잘된 일이 있다기에 축하한다고, 그럼 그 기념으로 내가 밥을 사겠다고 허세를 부렸습니다. 몸은 꽤나 자란 것 같은데, 허세부리는 마음은 예전과 똑같습니다. ( 사진 : 먹어주는 바비 tv, 네이버 블로그)


드디어 크림 파스타가 나왔습니다. 이 보글보글 끓는 것 마저 그대로입니다. 이때는 조심해야합니다. 잘못하면 입 안이 다 뎁니다. 잠깐 기다려서 끓는 것을 지켜봅니다. 이 과정도 즐겁기 때문에 기다리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기포가 가라앉을 무렵에 마늘빵을 크림 소스에 찍어먹습니다. 이 맛입니다. 오랫동안 먹고 싶었던 맛입니다. 


잘못하면 간이 쎌 수도 있는데, 제 입맛에 적절합니다. 짠기가 강하지도 않고 딱 맞습니다. 베이컨 크림 파스타를 시켰는데 베이컨이 계속 나옵니다. 소스에 베이컨을 듬뿍 얹어서 마늘빵에 올려먹습니다. 맛있습니다. 질릴 때도 됐는데, 입안에 계속들어갑니다. 우와 맛있다, 하던 찰나에 볶음밥이 또 나왔습니다. 


뚝배기 파스타 볶음밥의 특징은 쌈장소스입니다. 쌈장소스하면 그 쌈장 냄새가 확 올라올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약간 매콤한 향이 올라옵니다. 볶음밥은 쎈 불에 볶아서 인지, 살짝 그을린 게 보입니다. 그게 식욕을 자극합니다. 소스를 전부 섞지 않고 숟가락으로 제가 먹을 부분만 살살 섞습니다. 밥이 점점 주황색으로 변합니다. 오랜만에 먹는 볶음밥 한 입, 감칠맛이 좋습니다. 후추의 매콤함과 소스의 매콤함과 쌈장 맛이 기분 좋습니다. 


남자 둘이서 한참을 먹었습니다. 말 좀 더하면서 먹을 걸, 결국 먹기만 하고 왔습니다. 그만큼 맛있었습니다. 남자 둘이서 메뉴 두개에 마늘빵 하나 시켜서 먹었을 뿐인데 너무 배불렀습니다. 배에서 면발이 불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예전에도 이랬던 것 같습니다. 호기롭게 다 먹을 수 있다고 애기하다가 배 터지기 직전까지 먹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것마저도 똑같아서 계산하다가 웃었습니다. 주인 아저씨도 웃습니다. 이런 것들이 좋습니다. 다음에 언제올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랫동안 오지 않아도 배가 부를 것 같습니다. 




3. 파스타와 와인 


와인 블로그인데 와인 얘기는 안 하고 파스타 얘기만 한참했습니다. 오늘 먹은 베이컨 크림 파스타는 맛이 농밀해서 레드 와인과도 어울릴 법합니다. 하지만 너무 퍽퍽한 와인은 안 됩니다. 파스타가 죽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볍게 보졸레 누보와 같은 와인과 같이 마시거나, 스파클링 로제 와인, 화이트 진판델 이 정도가 괜찮겠습니다. ( 사진 : 중아일보 조인스)


하지만 최고의 조합은 개인적으로 샤도네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살짝 느끼하게 느껴질 법할 때쯤에 화이트 와인 한 잔 마셔주면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면서 산미가 기분좋게 올라와 파스타를 또 먹고싶게 할 겁니다. 그렇게 자꾸 선순환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와인과 요리는 서로를 드높여주는 존재니깐요. 


한편 쌈장 소스 볶음밥에는 스파클링 와인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최근에 올렸던 한국 음식과 와인의 마리아주에서, 자극에는 자극을 대응시키는 것이 맞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쌈장 소스가 맵고 특유의 향이 있어 자극적인 만큼 와인도 자극적이어야 죽지 않고 살아날겁니다. 하지만 모스카토처럼 어중간한, 약한 맛의 스파클링 와인은 안 맞습니다. 거품의 강도가 강한 샴페인이나, 스페인 카바 종류가 어울릴겁니다. 


나쁘진 않겠지만 스위트 와인 보다는 브뤼, 담백한 샴페인을 추천해드립니다. 음료수처럼 달달한 와인은 음식과 먹기에 나쁘지는 않지만 음식의 깊은 맛을 느끼지는 못하게 합니다. 엄청 매운 음식이 아닌 이상 같이 드시는 와인으로는 드라이한 와인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추천 포스팅 >>


1. 스파클링 와인에 관해 :: http://winestory.tistory.com/69


2. 스위트 와인 :: http://winestory.tistory.com/8


3. 한국음식과 와인 ::   http://winestory.tistory.com/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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