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와인 잡담

와인으로 전하는 진심

가볍게, 즐겁게 푸른낙엽 2018. 5. 11. 02:26


와인은 언어다. 와인을 계속 공부하다보면 이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한 병의 와인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중요한 자리에서의 와인 한 잔은 많은 말을 대신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말로 전하는 것보다 와인으로 전하는 진심이 더 로맨틱할 때가 있는데요, 오늘은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와인들을 소개해드릴까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해보죠.( 사진 : reader's digest ) 



1. 우리의 우정을 위해서


오래된 친구들과 같이 하기에 좋은 와인이 있습니다. 바로 트라피체 말백 trapiche malbec 입니다. 10년지기 친구들이랑은 뭔가 깊은 얘기를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10년 동안 만난 친구들이라 편한 것도 있고 가벼운 얘기만 해도 좋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벼운 얘기보다 어쩔 때는 깊은 고민거리나 힘든 부분들을 털어놓고 싶을 때가 있는데요, 그런 상황에 트라피체 말백은 정말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 사진 : world atlas )


트라피체 말백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백이라는 품종이 쓰인 와인입니다. 말백은 레드 와인 품종 중에서도 단단한 바디감을 자랑하는 품종이죠, 한 모금만 마셔도 입 안에 묵직하게 퍼지는 타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혀가 쪼이는 느낌도 들죠. 알콜 도수도 낮은 편이 아니라서 전체적으로 강한 인상이 드는 와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강한 느낌만 남는다면 또 마시고 싶지 않겠죠. 다행히 트라피체 말백은 그런 강인한 가운데에서도 은은한 과일향을 풍깁니다. 든든한 친구한테서 느껴지는 편안함처럼, 트라피체 말백에서는 강인한 바디감안에 부드러운 과실향을 머금고 있어요. 천천히 혀로 와인을 굴려보면 초콜릿 향미도 느껴집니다. 오래된 친구한테서 느낄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이 트라피체 말백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친구분과 얘기하고 싶을 때 트라피체 말백을 들고 찾아가는 건 어떨까 싶네요.





2. 당신과의 달콤한 관계를 원해요


실제로 이런 말을 하기에는 굉장히 쑥스럽고 부끄럽죠. 닭살이 돋기도 합니다, 하지만 와인으로는 이런 말을 할 수 있어요. 딱 이런 말이 연상되는 와인이 있거든요, 바로 까시젤로 델 디아블로 레이트 하비스트 casillero del diablo late harvest 입니다. 레이트 하비스트라는 말은 늦수확이라는 뜻으로 일반적인 포도 수확시기보다 더 늦게 수확한 것을 의미해요. 이렇게 늦수확된 포도는 일반 포도보다 광합성을 더 많이해서 당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와인의 당도도 높아지게 되죠. ( 사진 : 미주 한국일보, 뉴욕 )


그냥 달기만 하면 거부감이 들 수 있는데 까시젤로 델 디아블로 레이트 하비스트는 열대 과일향도 은은하게 느껴져서 좋아요. 망고, 파인애플 이런 향들이 주로 느껴져요. 재밌는 건, 마시면 알코올 도수가 별로 안 느껴지는데 실제로는 12도나 되요. 그래서 달달하다고 막 드시면 취하실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합니다. 


카시젤로 델 디아블로 레이트하비스트는 와인 자체가 이미 충분히 다니깐 다른 디저트랑은 같이 안 드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오히려 매운 음식이나 신 맛이 강한 과일과 같이 먹으면 더 잘 어울릴 거에요. 화이트 와인 치고는 산미가 약한 편이니 레몬 같은 과일과 같이 드셔도 괜찮을 겁니다. 지금 연인이나 앞으로 좋은 관계를 갖고 싶은 이성과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을 때, 카시젤로 델 디아블로 레이트 하비스트를 준비해보세요. 한 마디 말보다 더 많은 말을 와인이 대신 해줄겁니다. 




3.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관이 있어요. 


살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 마치 인생을 여행하는 것처럼 여유있게 사는 친구들도 있죠. 각자가 가진 가치관이 다다르니깐 삶의 방식도 다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때론 너무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지나쳐서 하루하루 여유없이 숨가쁘게 살아가는 친구들도 있어요. 나쁜 건 아니지만, 잠깐 여유를 가지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 사진 : healthline )


이런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와인은 샤토 몽페라 2012년산입니다. 처음 저는 이 와인을 마셨을 때 뒷통수 맞았다고 생각했어요. 신의 물방울 1권에 등장하는 샤토 몽페라는 영국의 밴드 퀸을 연상시킨다고 할 정도로 강렬한 맛이라고 묘사되죠. 하지만 실제로 마셨던 샤토 몽페라 2012년산은 굉장히 밋밋한 와인이었어요. 레드 와인에 마치 물을 탄 것 같은 느낌이었죠. 


처음에는 속은 느낌이 들었어요. 잘못 샀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나중에 와인 시음회에서 전문가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는 다른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 로버트 파커가 한창 활동한 시기의 와인들은 강렬한 맛이 보편적이었어요. 여러 가지 기술을 사용해서 최대한 자극적으로 만들어야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죠. 그래서 와이너리들이 너나나나 할 거 없이 최대한 자극적인 와인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로버트 파커가 은퇴하고 나서 많은 와이너리들은 힘을 빼기시작했습니다. 미니멀리즘으로 돌아간 것이죠. 강한 것만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퍼지기 시작한 거에요. 물론 자극적인 와인은 강렬하죠, 맛있게 느껴져요. 하지만 그런 것만 와인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강력한 와인이 있으면 조금 힘이 빠진 와인도 있기 마련이고, 산미가 높은 와인도 있고, 씁쓸한 와인도 있는거죠. 이건 다른 거지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에요. 


사람 사는 것도 똑같은 것 같아요. 항상 열심히 하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아요. 그리고 여유있게 사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구요. 이럴때도 있고 저럴때도 있고, 삶의 다양한 면모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우리의 삶을 훨씬 풍요롭게 만들어줄지도 몰라요. 혹시 지금 이 순간에도 불안하신가요. 그렇다면 샤토 몽페라 2012년산으로 마음을 조금 풀어놓는 건 어떠신가요. 세상은 다채롭기에 아름다운 거니깐요. 



추천 포스팅 >>


1. 포도 품종에 따른 솔직한 맛차이 :: http://winestory.tistory.com/120


2.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주인공들을 닮은 와인 :: http://winestory.tistory.com/118


3. 4만원으로 와인 파티 준비하기 :: http://winestory.tistory.com/113  


 

댓글
댓글쓰기 폼